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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입니다.
관리자 | 2015-10-23 | 조회 1127

너른 들을 품은 모악산, 가을 낙엽이 아름답게 흩날리고 있는 도립미술관을 찾아 주심에 감사합니다.

먼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시에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미술관은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전시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루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항상 밝은 미소로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한 자원봉사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람객이 과한 제재(制裁)라고 생각할 정도의 관리로 불편함을 끼쳤다면,

지금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이번 특별전의 경우 수십억을 호가하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아시아현대미술전 2015>는 탈 서구적인 시각에서 우리의 프레임으로 아시아 미술의 힘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현재의 미술은 , 아름다움이라는 우상을 내려놓은 지 이미 오래입니다.

미술은 미술 자체를 말하기보다는 정치, 경제, 사회의 문제를 미술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낯선 것을 익숙하게, 익숙한 것을 낯설게 제시하면서 담론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수입 오퍼상같은 미술에서 벗어나 우리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제시한 야심 찬 기획이어서

미술계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소 거친 작품을 대면하면서(초등학생과 동행해서)

 염려하신 것을 이해합니다.

 

이에, 도립미술관에서는 미술관 1층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별전을 초중등학생이 쉽게 접근하고 감상할 수 있는 교육입니다. 아시아 각 나라와 도시의 사회, 문화를

학습할 기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혹 다시 방문하시면 사랑하는 아이에게 이 체험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도립미술관을 방문하고 애정 어린 조언까지 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립미술관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도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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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에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왔다가 아이들이 미술관의 작품을 관람하고 싶다기에 티켓을 구입하여 입장하였습니다.

그런데 몇몇 작품들이 초등학생이 관람하기에는 다소 선정적이더군요.

아이들이 그것에 대해 물으면 어쩌나 하고 몹시 긴장하며 지나쳤습니다.

물론 심오한 그 무언가를 상징한 작품일 테지만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맞지 않은 듯했습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자극적인 작품이 꽤 있더라구요.


그리고 또 하나,

저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는 얌전한 편이긴 하지만 그 애들 역시 겨우 초등학생들 입니다.

아이를 키워보신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 또래 아이들은 계속해서 주의를 주어도 금세 잊고 소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날도 그러한 상황이었습니다. 공간적 특성상 미술관은 작은 소리도 울려 크게 들리지요. 그래서 최대한 아이들을 통제하며 데리고 다녔습니다. 다른 분들께 피해가 되지 않도록 말이지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인지라 혹시 작품들을 만지고 할까봐 몇 번이나 만지지말고 눈으로만 보라고 반복해서 주의를 주고 조용히 하란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였습니다.


그런데 각 관별로 감독을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계셨는데 아주 대놓고 저희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감시하더라구요.

물론 그것이 그분들의 일 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았음에도 참았구요.

하지만 맨 마지막인 5관에 갔을 땐 정말 불쾌함이 최고조에 이르더군요.

그곳에는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떼어 먹어도 된다는 말에 입구에서부터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는 곳이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당연히 그곳을 찾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그곳을 지키던 아주머니는 오른쪽으로 가라고 하더라구요.

왼쪽에 그 작품이 있어서 전 그곳으로 간 아이들을 이쪽으로 오라며 불렀습니다.

그 목소리가 좀 울렸던지 아주머니가 저한테도 아이들에게 하듯 쉿! 조용히! 하시더라구요.

기분 나빴지만 제가 잘못해 그런거니 참았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그리 넓지 않은 전시실을 한바퀴 도는 동안 그 아주머니에게 조용하란 말을 몇 번 들었는지 모릅니다. 

저희들을 졸졸 따라다니며 조용히 조용히ㅡㅡ


저는 작품을 보는 둥 마는 둥하고 초콜릿을 먹여 빨리 나가야겠다 하고 초콜릿을 떼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계시던 작품에 대해 설명하시는 남자분께서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저희쪽으로 오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그런 경우 조금 비켜달라 양해를 구하던지 다른 작품부터 보는 게 맞는 것 아닌가요?

저희도 똑같이 관람료를 내고 들어갔는데 왜 이처럼 기분이 상해야 하는 걸까요?


이런식으로 하실거면 초등학생들은 받지 않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말이 좀 길어졌습니다만 결론을 말하자면 

작품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 초등학생이 관람하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겁니다.


괜히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기분까지 잡쳤네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