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더

스킵 네비게이션


자유게시판

운영자님 봐주세요..
관람자 | 2004-12-27 | 조회 8737
저는 장애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입니다.
얼마전 일반학교 아이들과 함께 통합 현장학습을 모악산으로 다녀왔습니다. 점심을 먹고, 둘러보니 미술관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학생들과 관람을 갔습니다.
전북도민으로서 이렇게 멋진 미술관이 있다는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이런 기회가 흔치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것 같아 아이들을 인솔하고 들어갔습니다. 40명정도 되는 초등학생들이라서 약간은 부주의했던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시끄럽게 떠들거나 장난을 치진 않았습니다. 계속 주의를 주며 함께 다녔구요.
그런데...안내라는 명찰을 차고 계신 분들이 매우 불쾌한 인상을 지으시더군요...
처음엔 아이들이라서 싫어하시나 보다..하고 계속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각 실에 들어갈때마다 모두들.. 인상을 찌푸리시고, 매우 불편해하시는것 같아..저희도 기분이 불쾌했습니다.
아이들이다 보니 성인에 비해 관람태도가 성숙하지 못한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사들이 아이들만 들여보내고 밖에서 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숫자가 많다보니, 일일이 통제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럴때일수록 함께 도와서 줄도 세워주시고, 친절한 얼굴로 대해주시면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솔직히..죄송한 마음도 들고 해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눈치만 보면서 아이들을 빨리 내보내고 나왔습니다.나와서 이야기해보니...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그런 느낌을 받고..심지어 몇몇 선생님들은 안내하시는 분들이,, 갑자기 장애애들을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냐.... 애들 줄도 제대로 안세우고 저게 뭐냐...  하는 말들을 뒤에서 수근거리는걸 들었다고 합니다.
그 말들을 들으니 정말 많이 속상하고 불쾌해졌습니다.
뒷짐지고 서서 아이들에게 인상쓰면서 하지말라고만 하실꺼면..안내라는 말보다는 감시라는 명찰을 달고 계시는게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관에서 쫓기듯 나오면서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선생님~ 산에 갈때는 좋았는데..여긴 왜왔어요.. 사람들이 화만내고..."
어른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은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며 커가는 미성숙한 존재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바람직한 태도를 심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요?
"도립미술관은 전북의 많은 작가들과 도민들의 생활속에 폭넓은 미술문화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 도립미술관의 설립 취지 맞지요?
   장애아라고... 어린이들이라고... 소외되기 보다는 전북도민...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하고, 좋은 것을 얻어가는 도립 미술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그곳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불쾌하고 불편하시더라도.. 친절한 얼굴로 대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