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담고 있는 아름다운 의미의 글
하지택 | 2023-04-11 | 조회 339
25절기 / 김별
꽃도 피지 않은 날에
죽어도 좋을만큼
너무 아름다운 꿈을 꾸었나 봅니다.
언감생심 지상에는 없는
허튼 욕심을 부렸나 봅니다.
아무것도 보낸 것은 없었건만
꿈인 듯 청춘이 가고
영원하다 믿었던 약속조차
순간이었던 것을
꽃잎 같은 그 입술에
입맞춤 한번 못하고
그 뺨에 흐르는 눈물 한번
닦아 주지 못했거늘
무엇이 만남이고
무엇이 이별이라 하겠습니까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정이라 하겠습니까
바닷가에 쓴 언약을 두고
파도를 믿었던가요
위태롭게 쌓은 돌탑을 두고
바람을 믿었을까요
계절을 모를 날에
다시 눈은 내리나니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이겠습니까
모두가 구름이고
바람인 것을
눈꽃 속에서 본
나비였거나
멍울도 맺지 못한 가지 끝에 앉았던
어여쁜 화신(華神)이었던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