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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글 올립니다(전북도립미술관 관계자분들 보세요)
김태희 | 2011-09-12 | 조회 1634
저는 전주가 고향인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오랜만에 추석연휴를 이용하여 친정어머니가 계신 전주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집과 가까운 도립미술관에 아이들, 저희 부부, 어머니가 바람 쐴 겸 해서 들렸습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을 겪고 이렇게 민원글을 올립니다.

저희는 도립미술관 2층 로비에 들러서 아이들 윷판 그림체험 하는 곳에서 담소를 나눴습니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저와 어머닌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삶은 옥수수를 먹으며 즐겁게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어떤 여자가 다가와 이렇게 말하더군요. "여기는 음식물 반입금지 구역입니다. 음식물은 미술관에 싸 오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곳에 음식을 싸 와서 먹는데 그런 행동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에요." 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안가본데가 없을 정도로 관심이 많은 장소인데 이런 얘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제 가족들 앞에서 냉정하게 내뱉는 사람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이곳 전북도립미술관만의 규칙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분께 말했습니다. "아, 만약 그렇다면 어딘가에 명시라도 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라고요. 그랬더니 처음과 같은 퉁명스런 목소리로 "앞에 크게 써놓았는데 못보셨나요? 그리고 못봤다 하더라도 그건 상식 아닌가요?" 하더군요. 그래서 일단 어디 소속인 분인지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2층에 있는 샵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상점 주인인지 종업원인지는 확실치 않음.) 그러더니 "이런 게 소속하고 무슨 상관이죠?"라고 말하고 썩소를 짓고 그 자리를 떠나더군요.

오랜만에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장소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던 저는 그런 기분이 싹 가셔버렸습니다. 그리고 일단 '음식물을 미술관 전체에 반입금지' 하는 건지 알아보기 위해 그 부착물을 찾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써 있더군요. <전시실 안에서는 음식물 반입을 금지한다.>라고요. 이건 제 1항에 나와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이 내용은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입니다.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면 소중한 작품에 훼손이 가해질 수도 있고, 전시실을 더럽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인 저희 아이도 알만한 내용이지요.

그러나 저희는 넓은 로비에서 그것도 흘리지 않게 조심하며 삶은 옥수수를 먹고 있었고, 그곳에 기재되는 어떤 내용에도 위배되는 행동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상점에 있다는 그 여자는 저희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아무렇지 않게 그 체험전에서 일하는 여자분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더군요. 퇴근할 때도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고는 가더라고요. 자신이 어떤 잔인한 행동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채요.

저희 부모님은 평생 전주에서 살고 계신 분들입니다. 저도 전주에서 어느 정도의 학업을 마쳤고요. 그리고 제 고향인 평화롭고 여유있는 이 도시에 애정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어머니와 담소 조차도 나눌 수 없게 방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 불쾌했습니다. 더군다나 거짓말까지 늘어놓으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음식물이 그 상점에 방해가 된다면 상점 앞에 커다랗게 붙여놓으면 될 것입니다. 미술관이 마치 자기 것이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 건 어이없는 일입니다. 며칠전에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로비에서 커피와 비스킷 등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 놀았습니다. 아주 상식적인 분위기였고요. 그 여자분, 상식이라는 것이 뭔지나 아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상식은 자신이 아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여기고 거기에 합리성과 대중성이 가미될 때 상식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전주가 잘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전북도립미술관은 전북도민 뿐만 아니라, 국내의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여행객이나 외국인도요. 그러므로 직원들이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며, 또 기본적인 미술관의 규칙들은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층 상점의 여자분은 첫번째, 기본적인 서비스 마인드는 커녕 처음보는 관람객에게 함부로 말하는 태도를 취했으며, 두번째 미술관의 기본적이고도 상식적인 규칙을 전혀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아무렇지 않게 그런 행동을 하는 것으로 봤을 때, 그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개관했을 때부터 간간히 이용해 오던 곳입니다. 앞으로도 갈 생각이고요. 그런데 이곳에 그런 말을 관람객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미안함은 커녕 저희 가족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고 퇴근했고요.

이 모든 부분에 대한 시정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여 봅니다. 저는 이 글을 복사해 두고 있으며 만에 하나 삭제될 경우 정부관계기관에 같은 내용을 올릴 것입니다. (국민신문고 등) 그럼 성의 있는 답변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