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소장명품 70選展
- 전시기간
- 2017-05-26 ~ 2017-07-02
- 기간세부설명
- 작품수
- 70 점
- 전시장소
- 전북도립미술관 본관 3·5 전시실
- 전시분야
- 주최 및 후원
- 전북도립미술관
- 담당자 및 문의처
- 290-6888
- 참여작가
명품 70점의 화려한 외출
전북도립미술관장 장석원
총 1527점의 소장품 중에서 관심 있는 작품 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나하나 꺼내어 봤던 시간들…. 그 과정에서 명품 70선 작품들이 골라졌다. 명품은 값비싼 작품을 뜻하지는 않는다. 소장 가치가 높거나 특징 있는 작품, 희귀한 것 또는 미술관의 고유성을 담보하는 작품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골라진다. 어떤 작품은 분명 걸작이지만 너무 커서 공간 구성 상 제외된 경우도 있다. 또 꼭 필요하지만 외부 전시 중인 경우도 있다. 그동안 빈번히 보여진 작품은 빼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에서 골라진, 약 4.6%의 선별된 작품들은 뭔가 특별한 느낌을 준다. 그 중 일부는 가히 명품 중의 명품이라 할 만하다.
항온항습이 유지되는 수장고에서 몇몇 직원들과 조용히 작품을 꺼내보던 시간들은 곧 수장고에 갇혀 있던 작품들에 말을 걸었던 시간들이었다. 얼마나 외출하고 싶었을까? 단, 어떤 이유로 어떤 옷을 입고 나가느냐가 그들에게 주어진 관심사이다. 그들 중에는 일본에서 하정웅 선생에게서 기증되어 온 손아유의 드로잉도 있고, 술에 취해 길바닥에 누운 남자를 그린 장호의 극사실 회화, 창암 이삼만의 기운생동하는 해서, 채용신의 정교하면서도 인격이 느껴지는 초상화, 이건용의 현대성이 부각되는 신체 드로잉, 진환의 명징하게 얼어붙은 듯한 풍경 수채화, 불로 태운 흔적을 그린 황소연의 원질, 임상진의 굵은 필획 추상화, 파르자나 아메드의 처절하리만큼 독특한 얼굴 초상화, 김영주의 ‘검은 태양’ 그림, 매스를 주제로 한 전국광의 화강석 조각, 한국 여성미를 간결하게 조형화시킨 배형식의 브론즈 소품, 끊임없이 돌고 도는 동전 설치 작품(윤성필), 60년대 노동자의 맞담배 풍경(신철균, 사진), 푸줏간의 고기처럼 매달린 작가 자신(페리얼 아피프, 사진 퍼포먼스)…. 이것들은 그 자체로 명품이다. 독자적인 언어로 시대를 초월해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그 무엇을 호소하고 있다. 아름답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다. 개념적으로 간단히 정의하기 어려운 매력을 항시 일깨워준다.
말 그대로 명품 전시이기에 여기에는 어떠한 주제도, 체계도 없다. 동서양, 회화, 조각, 사진, 공예, 서예 등 명작들이 두서없이 섞여 있다. 그러나 배열의 묘를 발휘해 저마다의 외출에 대한 명분과 즐거움을 선사해서 관객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케 될 것이다. 그대들의 화려한 외출을 환영하고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