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은 《아이스크림 똥》 전시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감정과 판단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전시는 아이스크림과 똥이라는 두 대상을 통해 혐오와 추앙, 좋고 나쁨, 깨끗함과 더러움 같은 감정의 경계를 살펴봅니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자연스럽게 긍정하고, 똥은 본능적으로 기피하지만, 그 감정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이번 전시는 작가 신민의 작품 <주문하신 소프트콘 두 개>에 등장하는 똥과 아이스크림의 형상에서 모티프를 얻어 기획되었습니다. 미술관은 이 시각적 대비가 불러일으키는 상반된 감정에 주목하며 이를 감정과 판단의 기준을 돌아보는 방향으로 확장했습니다. 관람객은 익숙한 이미지 속 감정의 양가성을 마주하고 자신이 가진 기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전시는 일상적인 사물과 공간을 활용해, 우리가 어떤 대상을 긍정하거나 부정하게 되는 감정 형성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개인의 경험이라기보다 사회적으로 학습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또한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개념을 바탕으로 자아 형성과 감정의 경계를 함께 살펴봅니다. 똥은 우리 몸에서 나왔지만 배제의 대상이 되며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 질서를 익히게 됩니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가진 감정과 판단의 기준을 되돌아보고 질문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이스크림 똥》은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며, 감정과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