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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제는 우리도 즐길 줄 알지
전북특별자치도청 전시실

올림픽 축제는 우리도 즐길 줄 알지

전시기간
2025-08-18 ~ 2025-08-29
기간세부설명
작품수
20 점
전시장소
전북도청 전시실
전시분야
주최 및 후원
전북도립미술관
담당자 및 문의처
063-290-6878
참여작가
강신동, 곽석손, 김수자, 김영규, 김영란, 김한창, 문복철, 선기현, 심홍재, 윤경희, 이강원, 이승우, 임상진, 조재천, 최원, 하상용, 홍현철, 황소연


1981930일 서독 바덴바덴. 84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은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 도시를 발표했다. “서울!” 이 순간 한국 대표로 참석한 박영수 서울시장이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조상호 대한체육회장도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서울은 79표 중 52표를 얻었다. 경쟁 도시였던 일본 나고야가 얻은 표는 27. 압도적인 표 차이였다.


7년 후. 1988년은 대한민국 전 국민의 축제 기간이 되었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했다. ‘88 서울올림픽(1988.9.17.~10.2.)160여 개국, 13,000명 이상의 선수단이 참여한 초대형 국제행사였다. 자본주의권과 공산권 국가가 모두 참가하여 이념의 벽을 넘어섰다는 높은 평가도 얻었다.


미술계도 축제에 동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현대미술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세계야외조형작품 초대전이다. 66개국 155명의 작가들이 200여 점의 대형 조각과 파빌리온을 제작하여 올림픽 공원 등에 설치했다. 김중업의 <평화의 문>, 문신의 <올림픽 1988>, 세자르의 <엄지손가락>이 잘 알려져 있다. 이 초대전에 사용된 예산만 80억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반영하여 2025년의 가치로 변환하면 240억이다. 축제는 축제였다.


다만 문제점도 지적되었다. 그중 하나는 이 풍요롭고 넉넉한 축제가 수도권에 집중되었다는 점이었다. 잔치가 크면 클수록 초청받지 못한 이는 더 섭섭한 법이다. 지역 미술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대두했다. 전북의 미술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전북의 미술인들 중 일부는 초청받지 못한 잔치에 불청객이 되기보다 직접 잔치를 열기로 결심했다. 19881월에 전북현대작가회는 일본 이다(飯田) 미술연구회와 함께 이다시(飯田市)에서 ·일 현대미술교류전 ’88을 개막하였다. 그리고 서울올림픽이 한창이던 919일에는 장소를 전주(전북예술회관)로 옮겨 88 서울올림픽 아트 페스티발 ·일 현대미술전을 개최하였다.


당시 한·일 현대미술전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황소연(1937~2013) 전 전주대학교 교수는 전시 인사말 서두에서 ·일 현대미술전은 일방적인 중앙 집중적 편향으로 행사됨을 벗어나기를 바랐고, “어느 특정 지역이나 특정 행사에만 발표해야 작가로서 대성할 수 있다는 고정 관념에서 탈피하기를 촉구했다.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기를 희망하였다. 그는 누가 봐주기만을 바라지 않았다. 우리도 여기 있노라고, 담담하지만 당당하게 선언했다. 그렇게 올림픽 축제를 그들도 즐길 줄 알았다.


이번 도립미술관 소장품전에는 그 당시에 참여했던 전북 작가 중 18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문복철의 <내공>, 최원의 1988·일 현대미술교류전 ’88에 출품한 작품들이다. 그 외 16명의 작품들은 당시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아니고 도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다른 작품들이다. 그러나 청년 작가로서의 시간을 함께 견딘 그들의 작품이 37년 만에 다시 모였다는 점만으로도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이 전시는 크게 두 개의 방으로 나뉜다. 먼저 작은 방에는 1990년을 전후해 제작된 작품들이다. 이 시기의 작업들은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시도하거나 한국적 미감을 모색하던 실험적 경향을 지닌다. 반면 큰 방의 작품들은 2000년 이후에 제작된 작품들로서 각 작가들이 오랜 창작 기간을 거쳐 자신만의 작품 세계로 완숙되어가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시간이 흘러 2025228,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 도시로 전북이 선정되었다. ‘88 서울올림픽 당시 변방처럼 주변에 머물렀던 전북이 드디어 축제의 중심에 가까워진 것이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기어이 올림픽의 불을 붙여낸 전북이 앞으로 더 큰 불을 밝혀낸다면 어느샌가 우리 품 안에 올림픽은 안겨 있을 것이다. 그때 37년 전 전북 지역에서 그들 스스로 축제를 즐겼던 작가들의 소회는 어떨까. 비로소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잘 지켜낸 보상처럼 다시 한번 그들이 모여 2036 전북올림픽 아트 페스티발도 개막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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