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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A 야외정원프로젝트 《남쪽으로 지는 해》
본관

JMA 야외정원프로젝트 《남쪽으로 지는 해》

전시기간
2025-12-09 ~ 2026-03-29
기간세부설명
작품수
9 점
전시장소
전북도립미술관 본관 야외정원, 모악산 일대
전시분야
조각, 설치
주최 및 후원
전북도립미술관
담당자 및 문의처
063-290-6876
참여작가
강용면, 김영봉, 문민, 이강원, 채우승

전북도립미술관은 2022년부터 예술정원프로젝트를 통해 미술관의 전시 공간을 외부로 확장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과 인간, 다양한 존재들이 맺는 관계에 주목하며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해 왔고, 남쪽으로 지는 해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시의 장소 자체에 주목한다. 이전 전시의 작업들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며 야외정원과 모악산이라는 환경과 다시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전시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장소 안에서 축적되고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번 전시는 쉽게 인식되지 않았던 자리와 존재로 시선을 옮겨 우리가 익숙하게 지나쳐온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나아가 이들이 놓인 환경이 어떤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를 살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의 방식을 상상하도록 한다.

 

전시 제목 남쪽으로 지는 해는 익숙한 인식의 틀에 작은 균열을 낸다. 해가 남쪽으로 지는 장면은 일반적인 방향 감각에서 벗어난 상상을 요구하며, 기존의 질서에서 이탈한 자리를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남쪽이 지닌 따뜻한 이미지는 빛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공간에 머무르며 주변을 비추는 시간을 연상시킨다. 이는 사라짐의 순간이 아닌 머묾의 시간성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고정된 구조 대신 서로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영향을 주고받는 함께 있음의 상태에 주목한다. 작품들은 일상적으로 지나쳤던 자리에 놓여 관람자의 시선을 멈추게 하고, 익숙한 장소를 다르게 경험하도록 만든다. 이는 토마스 허쉬혼(Thomas Hirschhorn)이 언급한 비장소(Non-Lieux)’, 즉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던 지점을 다시 맥락화하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작품들은 관람자가 우연한 마주침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루(implication)’ 되도록 하며, 이를 통해 관람자는 장소와 작품이 만들어내는 관계 속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작품들이 자리한 방식은 완전한 안정성을 전제하지 않는 느슨하고 열린 구조를 띠며, 기존의 질서가 구분해 온 중심과 주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흐린다. 그 속에서 서로 다른 존재들은 나란히 놓이고, 관람자는 서로를 규정하거나 통합하기보다 함께 존재하는 비위계적 관계 맺기를 경험하게 된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간과 관계를 맺으며, 장소가 다시 인식되고 사유되는 상황을 드러낸다. 강용면은 모악산 아래에 작업을 설치해 밥그릇을 두고 안녕을 기원하는 제의적 행위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김영봉은 버려진 존재와 비워진 자리가 교차하는 장면을 통해 사라진 것들과 남은 흔적이 함께 만들어내는 장소성을 드러낸다. 문민은 모악산 입구라는 경계에서 일상과 자연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하며, 익명적 존재들과 보편적 인간상 사이의 정서적 공명을 만들어낸다. 이강원은 작품이 놓이지 않았던 공간에 전통적 상징을 동시대적 재료로 변주해 서로 다른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조화를 보여준다. 채우승은 나무에 매단 작업을 통해 보이지 않는 바람과 흔들림을 감각하게 하며, 관람자와 작품, 장소가 만나는 순간을 경험하도록 한다.

 

남쪽으로 지는 해는 그동안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던 장소를 다시 바라보며, 그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의 가능성과 감각의 전환을 탐색한다. 불안정하지만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 이 구조 속에서, 관람자는 익숙했던 공간의 질서에 작은 틈을 발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공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의 관계를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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