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게 맹갱 외에밋들, 물이 있던 자리》
- 전시기간
- 2026-10-23 ~ 2027-02-14
- 기간세부설명
- 작품수
- 40 점
- 전시장소
- 전북도립미술관 본관 5전시실
- 전시분야
- 판화, 사진, 뉴미디어, 아카이브 자료 등
- 주최 및 후원
- 전북도립미술관
- 담당자 및 문의처
- 063-290-6875
- 참여작가
- 김두경, 노순택, 이갑철, 임응식, 정주하, 조병철, 조춘만, 지용출, 차재민, 헤르츠앤도우, 황윤
풍경과 자리
‘풍경’이란 말은 때때로 거리감을 만든다. 산과 들, 강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그곳을 하나의 장면으로 잡아둔다. 그곳은 우리가 발 딛고 관계 맺는 자리이기보다 그저 바라보는 풍경으로 다가온다. 그 풍경 안에서도 삶과 노동, 갈등과 사건은 계속된다. 풍경은 우리가 어떤 장소를 바라보게 하는 동시에,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시간과 서로 얽힌 관계를 가리는 하나의 ‘커튼’이 될 수도 있다.
새만금 역시 ‘풍경’으로 우리 앞에 놓여왔다. 끝없이 뻗은 방조제와 광활한 간척지, 새롭게 들어서는 도로와 산업시설은 오늘날 새만금의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 그 풍경 이면에는 여러 시간이 겹쳐 있다. 바다와 갯벌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 오래 이어져 온 간척과 농경, 방조제를 둘러싼 기대와 갈등, 달라진 물길을 따라 살아가는 생명, 그리고 새롭게 들어서는 산업과 구조물까지.
‘징게 맹갱 외에밋들’은 ‘김제 만경 너른 들’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징게 맹갱 외에밋들, 물이 있던 자리》는 이 지역의 말에서 출발해, 새만금의 ‘풍경’을 여러 삶과 기억, 관계가 얽혀 온 ‘자리’로 다시 바라본다.
장소는 끊임없이 채워지고 비워지는 미완의 흐름이다. 서로 다른 역사와 방향을 가진 수많은 궤적이 만나고 엇갈리며 그 모습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지리학자 도린 매시(Doreen Massey)는 서로 다른 궤적들이 ‘한데 놓이는’ 상태를 ‘한데 놓임’(throwntogetherness)이라 일컫는다. 새만금 또한 여러 시간과 삶이 교차하고 충돌해 온 장소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 함께 놓여 있다고 해서 모두가 그곳의 변화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물길을 막고 경계를 그을 수 있었고, 누군가는 그 변화에 맞춰 삶의 방식을 바꾸거나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어떤 기억은 남고, 어떤 목소리는 달라진 풍경 뒤로 밀려나기도 했다.
‘물이 있던 자리’는 사라진 바다만을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다. 이 전시는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만들어진 작품과 기록을 한데 놓으며, 새만금의 풍경에 가려져 있던 삶과 기억, 그 사이에 얽힌 관계를 상상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누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금의 변화를 어떻게 함께 감당할 것인가.




